제목은 다른데 내용이 같은 글이 생기는 이유
이용 방법, 예약 안내, 처음 방문하는 법처럼 제목이 서로 다른 글이 있어도 본문을 열어 보면 주소와 문의 번호만 반복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읽는 사람은 어느 글을 먼저 봐야 하는지 알 수 없고, 운영하는 사람도 정보가 바뀔 때 어느 글을 고쳐야 하는지 놓치기 쉽습니다. 본사와 여러 지점이 함께 콘텐츠를 만드는 구조에서는 이런 현상이 더 자주 나타납니다.
문제의 핵심은 글의 수가 아니라, 각 글이 어떤 질문에 답하는지가 정리되어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이런 상태가 오래 이어지면 글을 새로 쓸 때마다 이전 글을 참고해서 비슷한 문단을 복사하게 되고, 한쪽만 고쳐진 채 다른 글에는 낡은 정보가 남습니다. 읽는 사람이 두 글의 설명이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하면 어느 쪽도 믿기 어려워지므로, 중복은 편집상의 불편을 넘어 신뢰의 문제가 됩니다.
역할표에 들어갈 항목
먼저 현재 공개된 글의 목록을 만듭니다. 목록에는 제목만 적지 않고 주요 질문, 읽는 사람의 단계, 정보가 바뀌는 빈도, 담당자를 함께 적습니다. 서비스가 맞는 상황과 기본 절차를 알아보는 글, 방문 직전에 필요한 위치와 준비 사항을 알려 주는 글, 이미 이용 중인 사람이 변경과 취소를 확인하는 글처럼 독자의 단계가 다르다는 점이 표에서 보이도록 합니다.
본사의 공통 설명에 지점별 조건을 모두 끼워 넣는 방식은 피합니다. 서로 다른 운영 기준이 하나의 기준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표를 처음부터 빠짐없이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자주 읽히는 글 열 편 정도를 먼저 적고, 그 가운데 서로 겹치는 부분이 있는지만 살펴도 정리해야 할 문서의 윤곽이 드러납니다. 이후 새 글을 쓸 때마다 행을 하나씩 추가하는 방식으로 조금씩 넓혀 가면 부담이 적습니다.
겹치는 글은 바로 지우지 말고 경로를 먼저 확인합니다
내용이 겹치는 글이 발견되면 삭제부터 하기보다 어떤 경로로 읽히는지, 다른 글에서 이 글로 연결하는 링크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두 글이 사실은 서로 다른 질문을 다루고 있다면 각 글의 범위를 좁히고 제목에서 차이가 드러나게 고칩니다. 같은 답을 반복하고 있다면 가장 최신 내용을 담은 문서 하나로 정리하고, 나머지 글에서는 그 문서를 가리키게 합니다.
오래된 주소가 이미 외부에 공유되어 있을 수 있으므로 이동 안내나 대체 문구도 함께 점검합니다.
정리를 마친 뒤에는 정리 전과 후를 비교해 볼 수 있도록 어떤 글을 합쳤고 어떤 글을 남겼는지를 간단히 기록합니다. 나중에 외부에서 예전 글을 찾는 문의가 들어와도 어디로 안내해야 하는지 바로 답할 수 있습니다.
원본과 복사본을 구분해 소유권을 적습니다
역할표에 실제 페이지 주소까지 적으면 표가 훨씬 실용적입니다. 이때 정보마다 어느 문서가 원본인지를 정해 둡니다. 예를 들어 공통 이용 절차는 본사 안내 페이지가 원본이고, 지점별 접수 마감 시간은 각 지점의 공식 안내가 원본이라는 식입니다. 원본이 정해지면 다른 글은 그 내용을 옮겨 적기보다 원본으로 이동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담당자가 바뀌거나 조직이 개편되어도 책임을 추적할 수 있도록 마지막 확인일과 다음 점검 예정일을 함께 기록합니다.
작성하기 전에 한 줄로 목적을 적습니다
새 글을 쓰기 전에는 "이 글을 읽은 뒤 무엇을 확인할 수 있는가"를 한 줄로 적어 봅니다. 이 한 줄이 기존 글의 목적과 같다면 새 글 대신 기존 글을 고치는 방향을 먼저 검토합니다. 발행한 뒤에도 다른 글과 같은 답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읽어 봅니다.
여러 사람이 글을 나눠 쓰는 환경이라면 이 한 줄을 작성 요청서에도 적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요청서에 목적이 분명하면 작성자가 달라져도 글의 범위가 흔들리지 않고, 검토하는 사람도 글이 목적에 맞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어 수정 요청이 줄어듭니다.
링크가 서로를 맴돌지 않는지 확인합니다
문서 사이의 링크가 서로를 가리키기만 하고 실제 답은 어디에도 없는 상태가 되지 않도록 점검합니다. 같은 설명을 되풀이하는 글끼리 링크로 연결되어 있으면 독자는 같은 내용을 여러 번 읽게 됩니다.
역할표는 한 번 만들고 끝나는 문서가 아니라 새 글이 늘 때마다 함께 갱신하는 기준입니다. 새 글을 늘리기 전에 기존 문서를 고쳐서 해결할 수 있는 질문이 보이기 때문에 글의 품질을 지키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각 조직의 구조에 따라 표의 항목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무에서는 담당자들과 합의해 항목을 정하시기 바랍니다.